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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0   Dear CEO: 기자의 속성에 대하여 

Dear CEO: 기자의 속성에 대하여

Posted 2008/03/20 16:54, Filed under: h BLOG   
Dear CEO:

사장님.

어느 새 목요일입니다. 목요일은 그 주의 수업이 끝나는 날이라 오후에는 좀 여유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의 날씨는 얼마나 좋으지요. 오늘은 오전 일찍 서울에서 한 기업체의 임직원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오늘 강의를 준비하던 내용 중 한 가지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저는 주말에 부모님 댁에 갈 때마다, 신문들을 천천히 읽는 시간을 갖는데요. 요즘 즐겨보는 것 중의 하나가 조선일보의 Why라는 인터뷰입니다. 흥미로운 인물들을 인터뷰한다라는 것도 그렇고, 직업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인터뷰를 하는 기자가 자신의 심리나 행동에 대해 조금씩 드러내는 지문을 읽는 맛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22일에는 사물놀이의 대가라 할 수 있는 김덕수씨의 인터뷰가 실렸는데요. 최보식 기자의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그를 슬쩍 찔렀다.
기자들의 기본적인 속성이지요. 평이하거나 긍정적으로 물어보기 보다는, 비틀어서, 민감한 부분을 건드려 보는 속성 말입니다. 그가 기사에 쓴 질문들 중 몇 가지 눈에 띄는 것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그런데 빌딩은 아직 못 세웠습니까?
. 한번은 즐길 수 있지만, 계속 감상하기에는 음(音)이 단조롭고 요란하고 시끄럽다는 반응도 있더군요.
. 그만큼 두들겼으면 장구 가죽이 어디 남아나겠나요?
. 평생 그렇게 치면 신물이 날 법도 한데.
. 사물놀이를 결성했을 때, 다들 개성이 강해서 갈등이 많았죠?
. 이름이 '김덕수와 사물놀이'였으니, 다른 멤버 입장에서는 들러리를 선다는 느낌도 있었겠지요? (출처: 조선닷컴)

이들 질문들은 "돈은 많이 모으셨습니까?" "사물놀이가 단순한 음의 반복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평생 연주하시면서 많은 장구들을 쓰셨겠어요..." "같은 일을 반복하시다가 힘드실 때는 없나요?" "사물놀이를 결성했을 때, 멤버들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이끌어 가셨나요?" "이름을 '김덕수와 사물놀이'라고 지으신 이유가 있나요?" 정도로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기자의 인터뷰에서는 보통 위와같이 틀어서 '찌르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똑같은 섹션인 why의 지난 3월 8일자를 보면 오랫만에 김우중 회장의 인터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도 강인선 기자가 인터뷰 기사 마지막에 쓴 글을 보며 웃었습니다.

그는 일어서면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거래'를 시도했다. 이번 인터뷰를 기사화하지 않으면 다음에 진짜 멋진 인터뷰를 약속하겠다고 했다. 대신 이번에 기사를 쓰면 앞으로 자신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어쩌면 다시는 김 전 회장을 만나지 못할 위험부담(?)을 감수하기로 했다. 기자와 한 시간 동안 만난 후 기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할 정도로 그가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출처: 조선닷컴)

기업의 홍보팀 담당자분을 만나면 가끔씩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아 글쎄, 우리 상무님이 친분있는 기자하고 식사하시다가 엉뚱한 이야기하시는 바람에 기사 막느라 엄청 고생했어요..."

홍보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남의 일 갖지 않은 이야기지요. 그런 분들께서는 위의 강인선 기자의 마무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란, 인터뷰로 만났든, 식사로 만났든, 아니면, 우연히 알게 되었든... 기사 거리가 될 이야기를 기사화하지 않기란 참으로 힘들다는 점입니다.

결국 기자의 속성이란, 그들 나름의 프로페셔널리즘에 입각한 세계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취재원을 '슬쩍 찌르는' 방법을 선배들에게서 트레이닝 받듯, 기업의 임원들은 인터뷰이(interviewee)로서 어떻게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가를 배우고, 알아야 할 필요도 있는 것입니다.


사장님께 도움이 될까 하여 몇 자 적습니다. 주말도 편하게 보내시고, 시간되시면, 이번 주말에 나올 why 섹션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2008년 3월 20일

김 호 드림.


* Dear... 시리즈는 THE LAB h의 TLh Blog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종류 중 하나입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위기 리더십,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의 김호 대표의 의견을 편지와 대화 형식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본 내용 중 일부는 김호 대표의 개인 블로그인 Hoh Kim's Lab: Consiliencing Communication에도 중복 개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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