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CEO: "사장님이 문제(?) 입니다."
Posted 2008/06/02 19:04, Filed under: h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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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호, 더랩에이치 대표
*아래 글은 한국광고주협회, Korea Advertisers Association의 요청에 의해 최근 작성한 원고가 출간이 되어, 옮겨 놓은 것입니다.
Dear CEO:
사장님. 제게 그렇게 물으셨지요. “평상시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위기상황 발생시 어떻게 전략과 전술을 변화시켜 신속히 적용해야 하는가?”라고. 이 편지는 사장님 질문에 대한 제 생각을 몇 자 적은 것입니다.
제가 건강을 위해 나름 신경 쓰는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입니다. 매년, 하는 편인데,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비만수치 등이 정상인지, 개선이나 악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더 열심히 건강 관리를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는 기회로 활용합니다. 둘째는, 사장님께서 제게 늘 강조하시는 운동입니다. 신경 쓰는 것에 비해, 실행은 더딘 편이라 답답하기도 한데, 어쨌든, 걷기라도 하려고 신경은 쓰고 있는 편입니다. 셋째는, 몸이 이상할 때는, 되도록 초기에 병원에 찾아가 적극적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사장님께서 그러셨지요? 병원이나 치과는 늦게 갈수록, 돈도 더 많이 들고, 치료도 더 고통스럽다라고. 맞는 말씀입니다.
이와 같은 제 나름의 건강 전략이 얼마나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어떤 사람이 건강검진은 받지도 않고, 운동은 하지 않으며, 응급실에 실려가는 정도가 되기 전 까지는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거부한다면, 좋은 건강 전략은 아닐 것이며, 사장님처럼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시는 분들께서는 아마도 좀 ‘어처구니없는’ 사람이라고 흉보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관찰에 따르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퍼져있는 곳이 기업의 위기관리 분야입니다. 사장님께서 한 번 세 가지 질문을 놓고 생각해보시지요. 첫째, 우리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이나 인력에 대한 점검(건강검진)이 있었는가? 둘째, 위기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 위기 예방 시스템이나 훈련(운동) 등을 한 적이 있었는가? 셋째, 우리 조직은 일단 위기가 터질 때 까지는 아무런 준비도 없다가, 사건이 터져야만, 그 때서야 동분서주하며 난리가 나지는 않는가(조기치료)? 사장님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사실은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해 한 가지도 긍정적인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평상시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위기상황 발생시 어떻게 전략과 전술을 변화시켜 신속히 적용해야 하는가?”라는 사장님의 질문을 받고, 실은, 조금 고민을 했습니다. 사장님의 질문을 건강이라는 주제로 변환시켜보면 “갑작스럽게 질병에 걸렸을 때, 어떻게 내 행동의 전략과 전술을 변화시켜야 하는가?” 정도가 될 것 같은데요. 이 경우, 당연히 모든 것 제쳐두고 치료 받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사장님의 질문을 감히 조금 바꾸어서 제가 답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의 질문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어떻게 평상시 관리를 했을 때, 병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또한 질병 발생시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즉, 기업이 평상시 어떻게 이슈관리를 했을 때, 위기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실제 사건 발생 시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라는 정도로요. 위에서 말씀 드린 건강전략 세 가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 건강검진: 굳이 비싼 컨설팅 비용 쓰지 않고, 사장님께서 간단하게 위기관리 진단을 해 보는 방법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향후 2-3년 이내에 조직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열 가지만 적어보는 것입니다. 그 중에는 안전 사고처럼 어느 조직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이슈가 있는 반면, 활동하고 있는 산업의 특성으로부터 오는 것도 있겠지요. 둘째, 과거 5년 동안 조직에 발생했던 각종 위기의 연표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이런 연표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거의 보질 못했습니다. 그만큼, 위기가 없는 기업은 없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셋째, 사장님께서 위에서 뽑으신 미래 이슈에 대해 조직 내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어떤 액션(action)이나 시스템(system)이 있는지 생각해보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발생한 조직내의 위기에 대해, 그 이후에 어떠한 형태로든 리뷰를 한 흔적이 있는지, 그리고, 비슷한 위기의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조직 내에 정착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2. 운동: 사장님께서 처음 하신 질문, 즉, “평상시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위기상황 발생시 어떻게 전략과 전술을 변화시켜 신속히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운동, 즉, 평상시의 훈련입니다. 소방 훈련이 안 된 소방조직이 화재 발생시, 어떻게 전략과 전술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며, 또 신속히 적용할 수 있겠습니까? 조직들에게 있어 위기관리 훈련은 필수입니다. 앞에서, 사장님께서 향후 2-3년 이내의 위기 이슈를 몇 가지 생각해보셨다면, 그 중 하나만 뽑아서,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 시나리오를 가지고 실제 상황이라 가정한 후, 임원들과 도상 훈련을 한 번 해보십시오. 사장님의 질문처럼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전략과 전술을 변화시켜 적용할지”에 대한 의사결정 시뮬레이션을 한 번 해보십시오. 물론, 전문가와 함께 하면 더욱 좋겠지만, 사장님께서 이를 소규모로 진행해보시는 것만으로, 위기 상황 시 의사결정 훈련이 되어있는지에 대해 아실 수 있을 것이며, 자연스럽게, 우리 조직이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에 대한 진단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콜레스테롤이나 혈압 수치를 통해, 우리가 개선해야 할 생활 습관을 알아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지켜야 할 의사결정의 원칙에 대해 우리 조직의 리더들은 과연 알고 있는지, 이를 적용할 훈련은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십시오. 실제, 제 고객 중에는 시뮬레이션을 한 뒤, 한 달여 뒤에 글로벌 차원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했고, 그 중에서도 한국 오피스가 성공적으로 관리하여, 본사로부터 모범 사례로 꼽힌 적도 있었습니다. 훈련을 한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3. 조기치료: 위기 상황에서 전략과 전술을 변화시키는 핵심은 이슈관리에 있습니다. 여기에서 위기(crisis)와 이슈(issue)를 분리해서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슈란 잠재상태에 있는 위기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똑똑한 조직은 (위기가 아니라) 이슈를 관리한다”라는 말이 있는 것은 한 번 짚어볼 대목입니다. 매달 임원회의를 하실 때, 각 임원들로 하여금, 장미 빛 시나리오만 발표하도록 하지 마시고, 자신의 분야에서 현재 잠재되어 있는 부정적 이슈가 무엇인지를 발표하도록 해보십시오. 그리고, 진지하게 그런 이슈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신다면, 그것이 바로 이슈관리의 가장 중요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상 몇 가지를 말씀 드렸는데요. 늘, 사장님께서 좋아하시는 질문을 제가 먼저 하도록 하지요.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만 꼽으라면 무엇인가?”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장님(CEO)이 가장 중요하다고. 위기 상황이면, 더욱, 최고 의사 결정자의 의견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실무진들이 제대로 된 위기 관리 전략을 가져오더라도, CEO가 이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위기 때만큼, CEO의 의사 결정에 의존하는 때가 있을까요? 또한, 조직내부에 위기관리에 대한 마인드를 심어주려면, CEO에서부터 나서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감히 말씀 드립니다.
결국, “위기상황 발생시 어떻게 전략과 전술을 변화시켜 신속히 적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평상시 위기(이슈)관리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것이 보다 나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결론은, 사장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건강을 위한 세 가지 전략과 같이, 내부 위기 관리 상황 진단, 시뮬레이션을 통한 훈련, 평소의 정기적인 이슈관리라는 점을 말씀 올립니다.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조직 내에서 하시는 것만으로도 조직의 위기 대응 능력이 30%는 향상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겨우 30%?”라고 사장님께서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J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CEO인 사장님께서 직접 나서서 주도하신다면, 똑 같은 세 가지만 하고도 60%는 향상될 것이라는 점을 자신 있게 말씀 드립니다. 그만큼, 위기관리에 있어 사장님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또 연락 드리지요.
김 호 올림.













